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31-32절)
37년 전쯤, 신학교를 다니면서 샌프란시스코에 교회를 개척하려고 하고 있을 때였다. 한국 사람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전도하겠다는 열정에 사로잡혀 있을 때, 시티 칼리지에 한국 학생들이 더러 있다는 소식을 듣고 무작정 캠퍼스로 갔다. 메인 빌딩 앞에서 들어가기 전에 위를 올려다보니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The Truth Shall Make You Free.” 아마 학생들이 그 글귀를 보면서 생각하는 것은, 공부 열심히 하면 나중에 더 많은 것들을 누리게 된다는 뜻 정도로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짐작이 들었다. 기독교 재단이 설립한 연세대학교에도 이 글귀가 새겨져 있는 것으로 안다.
원래 이 말씀의 원 저자이신 예수님은 무슨 뜻으로 이 말씀을 하셨을까? 이 말씀은 앞에 전제가 달려있다.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이라는 전제다. 이 전제가 이루어졌을 때, 참으로 예수님의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게 되는 결과값이 따라온다. 그리고 그 진리가 자유롭게 해준다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말씀 안에 거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를 물어야 한다. 37절에 가면 예수님이 자기를 죽이려고 하는 유대인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신다. 너희가 나를 죽이려고 하는 것은 “내 말이 너희 속에 있을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새번역). 결국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 안에 거하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 있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예수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 있는 것은 예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는 것과 같다. 그리고 자유는 우리 안에 거하시는 진리이신 예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진리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오해가 있다면 그것은 진리를 참(True)과 거짓(False)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내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요한복음 14:6)라고 말씀하신 순간부터 진리는 더 이상 참과 거짓의 문제가 아니라 예수님 자신이 된다. 말하자면, 아무리 팩트체크가 된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예수님의 마음, 예수님의 인격이 담기지 않으면 진리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내 마음속에 예수님이 살아 계시고, 그분의 인격이 나를 다스리고 있다면, 나는 진리 안에 있는 것이고 또한 자유하다.
시티 칼리지에서 한국 학생들을 만나서 같이 테니스도 치고, 밥도 먹고, 또 빈 강의실에서 성경 공부도 하면서 일 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어느 날, 열댓 명이 모여서 성경 공부를 하고 나서 진리이신 예수님을 믿음으로 고백하고 자신의 구세주로 영접하겠느냐고 초청했을 때 다섯 명이 결단을 했다. 그날 성경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골든게이트 공원을 지날 즈음 부터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골든게이트 다리를 건너면서도 계속 눈물이 났고 골든게이트 세미나리에 도착할 때까지 운전하는 내내 펑펑 울었다. 그런데 가슴은 뻥 뚫려 어디 한 군데 맺힌 데 없이 그렇게 시원할 수 없었다. 진리가 나를 자유롭게 한다는 의미의 한 조각을 맛보는 순간이었다.


